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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75학번 고재섭 동문의 새해인사 1
   글쓴이 : 김시홍 (211.^.^.135)      날짜 : 2010-01-19 08:23:13
조회 : 2,232  

안녕하세요

 

새해를 맞아 저희 부부 여러 동문님께 인사 드립니다.

 

 

지난 한 해는 저희 가족 모두에게 매우 변화가 많은 한 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부부가 도시 생활을 접고 이곳

 

경북 영양군 수비면의 신암리로 이사온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신암리는 울진군의 불영계곡 옆에 붙어 있으며

 

왕피천의 상류인, 영양에서도 오지인 곳입니다.

 

이곳 시골에서는 뭐하러 이곳에 왔냐고, 그 힘든 농사를 어떻게 지으려냐고 다들 걱정합니다.

 

그러면 저희는 그냥 저희 먹을 것 정도 농사지으러 왔고, 쉬러 왔다고 대답하지요.

 

 

사실 저의 꿈은 이곳 신암리에서 산속 깊숙한 터에 자리잡고

 

도시 생활에 지친 분들의 쉼터를 만들어,

 

단식하며 건강도 되찾고,

 

가족들 대상으로 식생활 개선 프로그램으로 식습관을 바꾸게 하고

 

여름 겨울로 자연을 이용한 청소년 캠프를 해보려 하는 것입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야 한다고 해서,

 

우선 신암리에 임시로 터를 잡고

 

인근에 정착할 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그래서 저희가 사용하는 집은 미군 군용 24인 텐트랍니다.

 

사진 왼쪽은 창고겸 작업장으로 이용하는 비닐하우스고 오른쪽 트럭 앞에 있는 것이 군용텐트입니다.

 

그 아래 사진은 눈내리는 날 찍은 텐트 모습입니다.

 

  

텐트에 살다보니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려 하느냐고

 

동네주민들부터 부모님들, 도시의 친구들 모두의 걱정이 대단합니다.

 

캔바스 텐트천에 구멍이 숭숭나 있어서 안에 비닐을 덧댔는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결빙 현상으로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궁여지책으로 은박지 매트를 안에 대었는데, 그래도 결빙현상이 사라지지 않아

 

팔당의 재활용매장과 친구들에게서 구한 천으로 천장을 때워 삽니다.

 

그러니 벽체는 1센티도 되지 않아 비가 오면 비오는 소리가 우뢰와 같고

 

바람이 불면 온 천막이 들썩거려 천막이 날라갈까 걱정이랍니다.

 

두 달 동안 이런 저런 보수를 계속하며 시간을 보냈죠.

 

그러던 중 추위가 다가왔는데,

 

어느날 온도를 재어보니 바깥 온도가 영하 7도인데 실내는 영하 6도이더군요.

 

잠자리에 전기요를 깔고 자니 등은 따뜻하지만

 

코끝에는 살을 에는 찬 공기가 코를 찡하게 합니다.

 

이런 추위면 몸이 상할 것 같은데 몸이 추위에 적응하여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웃집을 방문하거나 하면 너무 더운 공기에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집니다.

 

 

 

엊그제서야 간신히 벽돌과 흙으로 화목 난로를 만들어

 

정월초하루인 오늘 처음으로 이웃들을 초대하여 간단히 맥주 파티를 하였습니다.

 

난로를 만들어 놓으니 바깥이 영하 10도인데 실내는 영상 15도로 올라가군요.

 

텐트의 내부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것이 화목 난로입니다.  

 

 

딸 운이는 여전히 포항에서 행복하면서도 바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지요.  

 

얼마전에는 학교의 영어 뮤지컬 무대감독을 맡아 (….. 저도 대학 다닐 때

 

무대 감독을 도맡아 했지요) 저희 부부가 포항까지 가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저희 가족에 일어난 또하나의 큰 변화는 아들 바우입니다.

 

 여름에 다니던 대안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여

 

중3의 나이에 자퇴시키고 집에서 놀리고 있는데 무협 소설을 읽더니 무술을 배우고 싶다면서

 

중국 소림사에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고민 끝에 "그럼 국내 절에서 무술을 3년간 배운 후에 소림사로 가면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제안했더니

 

순순히 받아들여, 선무도를 배우기 위해 선무도의 본산인 경주의 골굴사라는 절에 가게 되었습니다

 

바우는 지독한 게임광으로 저희의 속을 많이 썩였는데,

 

아무것도 없는 절에서 이 놈이 제대로 할까 하고 걱정을 하였죠.

 

그러나 놀랍고도 놀랍게도 바우는 절 생활이 너무나 재미있다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 3 40에 일어나 예불을 하고, 날마다 108배를 하고, 

 

3시간 이상 선무도 수련을 하면서

 

설거지나 절의 여러 소소한 일들까지, 제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재미 있을 만한 것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지난 9 2일에 절에 갔으니 이제 만 4달이 되었군요.

 

아들에게 3년 동안은 절에서 나올 생각 말라고 하였는데

 

아들은 오히려 평생 있어도 좋을 것 같다며 놀래키군요.

 

최근에는 절 생활이 너무 좋다면서 스님이 되겠다고까지 하면서 허락해 달라는 전화를 해왔지요.

 

골굴사의 숙소 앞에 서 있는 아들입니다.

 

 

절에 가더니 보름도 되지 않아 얼마나 내면이 차분해졌는지

 

그 고요함에 아들 앞에 절로 합장하게 되더군요.

 

저희는 이렇게 이산가족처럼 포항, 경주, 그리고 영양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텐트를 수리하고 비닐하우스를 짓고 하면서 3개월을 유유낙낙 보내었습니다.

 

더운 물이 없어서 찬물로 겨우 눈만 씻고 지내고

 

화장실은 삽이나 호미를 들고 나가 야외에서 해결하거나 이웃집 화장실을 쓰고 있지만

 

마음은 자유롭고 너무나 편합니다.

 

 

아내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오랜 꿈을 갖고 있었는데

 

그저께 드디어 블로그를 개설하고 꿈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주소는 http://blog.daum.net/dearlucy 입니다.

 

블로그에서 저희들 소식을 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랑하는 동문 선배 후배님,

 

새해엔 더욱 건강하시고

 

주님께서 모든 가족의 소원을 실현해 주시도록 기도드립니다.

 

 

언젠가 다시 뵈올 그날을 그리며

 

고재섭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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